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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칼럼] MBC 간판 예능 ‘놀면 뭐 하니?’는 다시 날아오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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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 뭐 하니? 1인 포스터 ⓒMBC

 

‘놀면 뭐 하니?’는 10년 넘게 전 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레전드 TV프로그램의 ‘무한도전’의 두 주역인 유재석과 김태호 PD가 만든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으로 이미 방영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초반에는 사람들의 기대만큼 큰 인기를 얻었던 것은 아니었으나, 드러머 ‘유고스타’, 신인 트로트 가수 ‘유산슬’, 라면 셰프 ‘라섹’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캐릭터로 활약하는 ‘부캐(부캐릭터)’시리즈를 통해 부캐 전성시대라는 트렌드를 이끌어 내며 상당한 인기를 얻었다. MBC의 새로운 간판 예능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계속해서 규격화된 포맷 없이 자유로운 기획으로 콘텐츠를 완성하던 ‘놀면 뭐 하니?’는 프로그램의 다양성을 고려해 메인 출연자인 유재석 외에 추가적으로 고정 멤버를 투입하기도 했고, 김태호 PD 대신 박창훈 PD가 메인 연출을 맡는 등 변화가 생겼다. 4년 차에 접어든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런 변화는 자연스러운 일이겠지만, 예전보다 화제성이 사라지고 인기도 떨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놀면 뭐 하니?’의 인기 하락의 요인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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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 뭐 하니?’에 등장하는 유재석의 부캐ⓒMBC

 

갈피를 잃어버린 프로그램의 정체성

 

‘놀면 뭐 하니?’는 유재석이 김태호 PD에게 자주 하던 말이 프로그램 제목이 되었고 프로그램에 사용되는 글씨체도 유재석이 쓴 것이다. 게다가 초반부터 이어져 온 프로그램 포맷도 유재석이 이런저런 일을 하는 것이었던 만큼 유재석은 ‘놀면 뭐 하니?’의 주축이자 핵심인 셈이다.
시청자는 가수, 오케스트라 하프 객원 단원, 라디오 DJ, 혼성 그룹 멤버, 프로듀서 등 여러 분야에 도전하는 유재석에게 응원을 아끼지 않았으며 여기에 유재석과 친하면서 팬을 자처하는 김태호 PD가 유재석에게 사전 협의 없이 아이템을 던져주는 묘한 관계성에서 즐거움을 느꼈다.
하지만 매주 1시간이 훌쩍 넘는 시간을 혼자 힘으로 이끌어 가는데 생기는 어려움과 코로나19 시국이 이어지면서 정준하, 하하, 신봉선, 이미주 등 4명의 추가 멤버를 영입하게 되었다. 덕분에 따로 또 같이 구성 가능한 5인 체제라는 새로운 모습에 대한 기대감이 생겼다. 대신 달라진 구성만큼 새 정체성을 만들어야 하는데 메인 PD도 바뀌면서 초창기부터 이어져 온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잃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시청자도 제작진도 ‘놀면 뭐 하니?’의 매력을 다시 찾아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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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 뭐 하니?’ 도토리 페스티벌 ⓒMBC

 

확실하게 정하지 않은 주요 타깃층

 

최근 대중은 TV프로그램의 본 방송을 잘 보지 않게 되었다. 특히 10~30대의 젊은 층은 짧게 편집된 영상으로 유튜브로 보거나 본인이 여유로운 시간에 맞추어 OTT 플랫폼에서 다시 보기를 한다. 이로 인해 TV프로그램의 평균 연령층은 많이 높아졌으며 그 와중에 시청률을 지켜야 하는 방송국은 고정 시청률을 확보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만들어 냈다. 이런 상황에서 ‘놀면 뭐 하니?’는 온 가족이 둘러앉아 볼 수 있을 웃음 소재를 바탕으로 전 세대에서 사랑받는 대중적인 예능이라는 포지션을 차지했다.
그러나 특정한 시청 타깃층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말은 바꿔 말하면 아이템 구성에 따라 시청자의 호불호가 나뉠 수 있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같은 아이템이라고 해도 세대별로 반응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인데 대표적으로 2021동거동락과 도토리 페스티벌을 예로 들 수 있다. 2021동거동락은 이전의 동거동락을 모르는 1020세대가 흥미롭게 보았으나 3040세대는 지루하게 여겨 반응이 좋지 않았다. 도토리 페스티벌의 경우는 과거의 좋은 음악으로 그 시절 추억 여행을 즐기던 3040 세대와 달리 5060세대 등은 싸이월드와 도토리에 공감하지 못하며 역시 반응이 좋지 않았다. 이처럼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뉘지 않게 중심을 잘 잡아줄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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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 뭐하니?’WSG워너비 ⓒMBC

 

트렌드를 역행하는 편집과 구성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1시간이 넘는 시간을 오롯이 영상에 집중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현대인들은 이동하면서 밥 먹으면서 청소하면서 틈틈이 영상을 본다. 그래서 시청자의 니즈를 반영하여 요즘 영상은 길이는 짧게 만들고 편집과 각종 이펙트 효과를 넣어서 계속 영상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든다.
반면 최근 ‘놀면 뭐 하니?’의 장기 프로젝트였던 ‘WSG워너비’는 늘어지는 편집, 반복되는 화면 등 시청 트렌드를 역행하며 지루하다는 평을 받았다. 비슷한 종류의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뿐 아니라 남성 멤버를 뽑았던 ‘MSG워너비’ 때와 비교해도 진행 속도가 느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매주 정해진 시간의 정해진 분량을 채우기 위함인지 몰라도 트렌드에 민감한 방송 제작진들이 요즘 시청자들의 특성을 몰랐을 것 같지 않아 더욱 의아한 부분이다. 장기 프로젝트라 편집으로 많이 잘라내는 것이 아까울 수 있겠지만, 군더더기를 덜어낼수록 시청자의 니즈에 맞는 콘텐츠가 될 가능성이 높다.

 

참신한 소재 선정의 실종 

 

2019년 7월부터 시작된 ‘놀면 뭐 하니?’는 어느덧 4년 차 예능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콘텐츠 비중을 따져 보았을 때, 유재석 혼자 노래하거나(유산슬),혼성 그룹에 포함되어 노래하거나(싹쓸이), 유재석이 그룹을 만들어서 노래를 발표하는(환불원정대,MSG워너비,WGS워너비) 등 음악 관련 소재의 비중이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노래라는 것이 그만큼 대중의 반응을 잘 이끌어 내는 분야라 안전한 선택을 했다고 볼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음악 분야에 너무 의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음악 프로젝트는 한번 시작하면 장기간으로 이어지는 데다 대체로 진행 방식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미 쏟아져 나오는 예능 프로그램의 홍수 속에서 참신한 소재를 찾기란 아주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렇다면 기존에 인기 있던 콘텐츠를 분석해서 새롭게 구성해 보는 방법도 고려해 보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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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 뭐 하니?’7인 포스터 ⓒMBC

 

‘놀면 뭐 하니?’는 프로그램 방영 전부터 무한도전 시즌 2라는 둥 무한도전과의 지속적인 비교는 피할 수 없었고 화제성이 큰 만큼 여러 매체와 여론에서 다양한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새로운 시도를 하려는 모습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비록 화제와 인기가 잠깐 주춤했다고는 하나 이이경, 박진주라는 추가 멤버 영입으로 새롭게 단장한 ‘놀면 뭐 하니?’가 다시 화제성과 인기를 사로잡을 수 있을지 앞으로를 기대해 본다.

 

-책키라이터 장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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