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5060의 삶을 응원합니다 – 내 대답은 당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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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솔직한 글들을 읽다보면 그 이야기의 주인공들이 내 주변의 사람들 보다 잘 이해되고 친근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자신을 드러내고 싶고 자랑하고 싶은 이야기가 아닌 솔직한 감정들을 전달할 때 그런 경우가 많은데 김성호 작가님의 글들을 읽으면서 그런 느낌을 종종 받았다.
처음 읽어 본 작가님의 책 『나도 나를 믿지 못했다』에서는 직장 생활을 하며 겪는 어려움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노력을 보며 공감하고 응원했다면 이번 책은 자식으로서의 모습, 남편으로서의 모습, 아버지로서의 솔직한 모습들이 보여지며 내 입장에서는 열심히 삶을 살아온 삼촌을 보는 기분도 들었다.

작가님은 이 책에서 어렵고 힘들었던 경험들도 꾸밈없이 털어놓았기에 먼저 글을 읽은 아내 분이 사람들이 남편을 우울하고 어두운 사람으로 생각할까 걱정하시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은 기우라 생각한다. 솔직담백한 이야기에 많은 사람, 특히 또래이신 5060분들이 공감하고 본인들의 이야기도 내어 놓을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주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예전엔 남자들은 눈물을 보이거나 자신의 약한 모습을 다른 사람에게 들어내서도, 들켜서도 안 된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사신 것 같다. 어렵고 힘들어도 속으로 참고 견뎌내며 가족을 부양하고 강하게 세상과 맞서 싸워 나가야 한다는 이미지도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긴 인생사를 지나오며 겪은 여러 어려움들과 에피소드들을 내어 놓고 이야기했을 때 서로를 공감해주고 치유해 줄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작가님은 자신의 인생에서 일어난 여러 일들을 이야기하셨는데 큰 에피소드들은 다음과 같다. 아프신 어머니를 모시며 매일 저녁을 챙겨 드려야 해서 남들보다 일찍 퇴근해 상사에게 눈총을 받으면서도 꿋꿋이 버티셨던 이야기(일찍 퇴근이라지만 오후 7시며 출근도 오전 7시에 하셨다), 결혼을 허락 받으려 할 때 아픈 홀어머니와 적은 봉급을 버는 상황이라 예비 신부의 집안의 반대에 부딪혔지만 본인을 믿어주는 아내의 말 한마디에 힘을 얻어 지금의 가정을 이룰 수 있었다는 이야기, 외국에서 오랜 기간 근무하게 되어 자녀와 소원해질 뻔했지만 서로를 이해하고 의지하며 잘 버텨내신 이야기, 유기견 또복이를 가족으로 맞이하며 새로운 활력을 얻게 된 이야기, 결혼 33년 만에 아내에게 약속한 집을 선물해 주게 된 현재의 이야기까지 주변에서 들어볼 법하지만 솔직 담백한 스토리들로 엮여 마음에 잔잔한 울림을 주는 내용에 책 막바지에 이르러서는 아쉬움이 짙게 남았던 에세이였다.

책을 읽는 중 왜 제목이 <내 대답은 당신입니다>일까 궁금했는데 내 생각엔 두 가지 뜻이 담긴 것 같다. 하나는 작가님의 삶의 대답 같은 이야기에 반응해 동년배 친구들이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다른 하나는 책에 적힌 아내 분의 결혼 승낙에 대한 대답이었다. 삶은 누군가가 나를 인정해줄 때 빛나고 축복의 길로 옮겨가는 것 같다. 이 글을 읽는 분들도 그런 누군가가 곁에 있기를 바라며 책에 인상 깊은 내용을 옮기며 글을 마치려 한다.

슬픔과 고통이 있었을지라도 내 인생에 만족한다.
누군가의 인생의 대답이 바로 나라면
그것으로 더할 나위없이 족하지 않은가!
“내 대답은 당신입니다.”라고 말해줄
한 사람이 있다면 성공한 인생이 아닐까?
그러니 나도 성공한 인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