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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그리고 소설책 <미스터 버티고 책방>

독서 인구가 감소한다는 뉴스가 지루하게 느껴질 만큼, 문화활동으로서의 독서는 영향력을 잃은 지 오래다. 그러나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책맥, 북콘서트, ‘올빼미 독서’(밤새 책을 읽는 행위), ‘독립출판’(직접 만든 출판물을 동네 서점을 통해 공급하는 형식) 등 다양한 방식으로 책을 가까이하는 모습이 두드러진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책 읽는 즐거움’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새로운 독서문화를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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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 단연 눈에 띄는 단어는 ‘책맥’ (책을 읽으며 맥주 한 잔을 곁들이는 행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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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도 읽고 싶고 맥주도 한잔 하고 싶은데, 분위기까지 조용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이 있다면 이곳을 추천해주고 싶다. 일산동구 백석동에 위치한 <미스터 버티고 책방>. 책맥에 최적화된 동네 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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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버티고 책방의 이용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1. 자리를 맡는다.
2.
커피를 주문한다
.
3.
맘에 드는 책을 골라 결제한 후 자리에서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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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를 파는 서점이라 독특하긴 한데, 사실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분위기는 좋아 보이는데, 술 못 마시는 사람은 어떡하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버티고 책방은 맥주 외에도 커피, 주스, 차 등 다양한 음료를 마실 수 있으므로, 술을 못하는 사람들도 부담 없이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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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버티고만의 혜택도 주목할만하다. 3만원, 그러니까 책을 2권 정도 사면 시원한 아메리카노가 무료. 일반 대형 서점에서는 누릴 수 없는 작은 이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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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버티고 책방은 ‘문학 전문 서점’이다. 그 때문에 책은 작품이 아닌 작가 위주로 진열되어 있다. 한 작가의 책을 골고루 살펴볼 수 있다는 점 또한 버티고 책방만의 장점이다. 맥주 한 잔과 소설책. 이보다 더 완벽한 조합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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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고 책방은 띠지도 남다르다. 책 표지에 둘려 있는 띠지에는 그 책에 대한 버티고 주인아저씨의 솔직한 리뷰가 적혀있다. 기존의 뻔한 광고 카피 문구를 되풀이하는 띠지가 아닌, 생생한 정보를 제공하는 띠지를 보는 재미도 나름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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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껍기만 하고 별것 아닌 것 같은 하지만 다 읽고 나면 왠지 뿌듯해지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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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조교수로 누구보다 아름답게 살았던 한 남자의 쓸쓸하고 고독한 일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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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 고객께 세 번 추천해서 모두 성공했다. 40대에게 향수까지 자극하는 한국 추리 소설의 새로운 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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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색의 책장들이 책을 꼽고선 독자들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책 특유의 종이 냄새가 유독 향긋하게 느껴지는 공간, 미스터 버티고 책방좁은 공간 곳곳에 책들이 꽉 들어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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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한 권 사자마자 맥주 한 잔과 깨알 같은 프레첼이 나왔다. 냉큼 자리에 앉아 책맥을 즐겼다.

구매한 책은 맨부커 상을 탔다는 한강의채식주의자‘. 술술 읽히는 문체로, 맥주 한 잔과 가볍게 읽기에 딱 좋은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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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버티고’ 있는 많은 이들처럼 묵묵히 버티고 있다는 느낌에 왠지 모를 동질감까지 드는 서점 <미스터 버티고 책방>

뜨거운 햇살을 피해 시원한 맥주 한 잔과 흥미진진한 소설책으로 한가로운 오후를 보내고 싶다면, 미스터 버티고 책방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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