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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소설]그녀는 정말 악녀였을까? : 해리

해리는 정말 악녀였을까?

해리

해리

이야기는 한 소녀들의 어린 시절에서 시작됩니다. 유복한 집안의 한 소녀와 주정뱅이 아빠를 둔 또 다른 소녀. 이 중 비상식적이고 어두운 한 소녀의 어린 시절은 그녀에게 비틀린 욕망을 안겨 주게 되죠. 이후 그녀는 무진의 여왕으로 군림하며, 그곳에서 일어나는 악행의 중심에 서게 됩니다. 그녀가 바로 해리입니다.

해리두권

이나야. 엄마가 살아있었다면, 주정뱅이 무능한 아버지만 만나지 않았다면 내가 이런 처지가 되었을까? 나는 왜 이 그지 같은 나라에 가난뱅이로 태어나 이런 일을 겪어야 하니? 이나야. 너희 새아버지 무진대학 뭐 높은 사람이라며? 내가 뭐라도 한다고, 죽는 거 빼고 다 할 테니 나 등록금만 대주시라고 부탁 좀 해줘.

 

이번엔 유복한 집안의 소녀 이야기를 해볼까요? 이 소녀는 올곧고 바르게 자라 나중에 정의를 구현하는 기자가 됩니다. 하지만 그녀는 친구였던 해리를 연민과 혐오의 시선으로 바라보던, 생각보다 정의롭지 않은 어린 시절을 갖고 있어요. 그녀가 바로 이나입니다.

해리___

이나의 생일날 해리가 소포를 보내왔다. 조개껍데기였다. 조그만 바구니에 하얀 솜을 깔고 조개껍데기 몇 개를 색칠해놓은 것이었다. 좋게 말하면 바다 내음이고 나쁘게 말하면 바다 비린내가 훅 끼쳐왔다. 이나는 주저하지 않고 그 선물을 쓰레기통으로 던져버렸다.

 

여기까지 봤을 때, 이나와 해리 중 누가 더 악녀에 가까워 보이나요?

 

필자는 이나의 시선에서 전개되는 내용을 읽으면서 해리의 악마 같은 행동에 ‘소오름..!’ 을 외치며 책장을 덮었습니다. 그런데, 뭔가 찜찜한 이 마음은 뭘까요…? 다음 날, 다시 첫 페이지부터 찬찬히 읽어봤습니다. 그제서야 그녀들의 어린 시절 이야기가 눈에 들어오더군요.

 

물론 장애인을 이용해 모금한 돈을 뒤로 빼돌리고, 봉침을 놓고, 전남편과 시아버지를 교묘히 살인한 해리의 악랄함이 정당화될 순 없겠죠. 그럼에도 그녀의 불우한 어린 시절이 마음에 걸리는 건 어쩔 수 없었어요. 그때 누군가 해리를 잡아주었더라면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해리_카페

<해리>에는 눈길을 사로잡는 자극적인 사건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위에 말했던 것 외에도 해리와 권력가의 성추행 스캔들, 신부와의 성 스캔들, 타락한 종교단체의 추한 모습, 방에 갇혀 죽어가는 장애인의 모습들이 가감 없이, 리얼하게 펼쳐지죠. 처음 이 책을 접하는 분들은 이런 사건들이 제일 먼저 머리에 각인될 거라 생각해요. 충격적이고 자극적이니까요.

책

하지만 해리의 어린 시절과 선량한 피해자인줄로만 알았던 몇몇 인물들의 반전을 통해 저자는 권선징악 그 이상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필자에게는 ‘선과 악은 무엇인가, 선악의 경계가 분명한가’ 이런 본질적인 문제에 대해 고민하게 한 소설이었구요. 그래서 이 책은 두 번 읽기를 권합니다. 자극적인 스토리, 그리고 그 뒤에 숨겨진 문제에 대해서도 고민해보시길 바라요 🙂

 

그럼, 최근 본 영화 ‘신과 함께’에 나왔던 대사를 끝으로 리뷰를 마무리하겠습니다. 해리를 읽은 후 머릿속에 둥둥 떠다니던 여러 가지 감상이 이 문장 하나로 정리되더라구요.

 

나쁜 ‘사람’은 없어. 나쁜 ‘상황’이 있는 거지.”

-작성자: 이지수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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