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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03 15;17;20

마음의 가시, 미움을 마주하다! : <사람을 미워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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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한 번도 누군가를 미워하지 않고, 누군가로부터 미움을 받아본 적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요? 아마 많은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말할 것 같습니다. 누구나 모든 사람을 좋아하고, 누구도 미워하지 않는 사회를 꿈꾸겠지만,  다양한 이유로 서로 미워하고 미움을 받는 것이 현실입니다.

일본의 철학가이자 작가인 나카지마 요시미치가 쓴 <사람을 미워한다는 것>은 미움을 미시적이면서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지난 날 저자가 아내와 아들로부터 미움을 받는 사건을 통해 미움이란 무엇인지, 원인은 무엇인지 경험을 토대로 분석한 책이지요. 저자는 ‘미움’은 인생을 풍요롭게 해주며 운명과도 같은 존재로 보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세상 모든 사람들이 서로를 좋아하고 호의를 받는다면 갑갑하고 따분해서 견딜 수 없을 것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저자는 미움을 지극히 자연스러운 감정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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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누군가를  미워하거나 미움을 받아본 적이 있는지 생각해 보니 생각보다 빈번하게 누군가를 미워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저자가 지적하듯이 증오와 미움은 다릅니다. 증오는 원인이 매우 분명하고 우리 모두가 일상적으로 겪는 감정은 아니죠. 반면 미움은 우리가 일상에서 겪는 단순한 감정입니다.  그런 점에서 시시때때로 누군가를 미워하는 건 저자의 말처럼 식욕만큼이나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저자는 미움이 자연스러운 현상이긴 하나 그 원인을 8가지로 분석했습니다.  상대가 자신의 기대에 부응해주지 않을 때, 나의 비밀을 알고 있을 때, 나에게 위해를 가할지 모른다고 생각할 때, 자신의 기대에 부응해 주지 않을 때, 나보다 더 나은 상황에 있어 질투가 날 때 등. 저자의 지적은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움의 감정을 품은 자기 정당화의 원인이 곧 미움의 원인인 거지요.  

이 책은 미움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허무주의나 염세주의적 시각으로 인생을 바라보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자연스러운 감정인 미움을 금기시하기 보단 잘 조절하고 마주해야 할 부분으로 보고 있지요. 미움이라는 마음을 적당히 조절하면 삶이 더 풍요로워 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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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저자의 상처가 책 곳곳에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는 인상을 받아서 그런지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고 동의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미움이 마음에 고스란히 남기 전에 스쳐 지나가게 하는 능력도 우리 모두에게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미움을 아무리 좋게 포장해도 마음의 가시일 뿐이고 그 가시에 찔리는 건 나 자신이기 때문이죠. 여느 종교에서 말하듯 미움은 고정된 실체가 없는 존재인 만큼 내 마음에 고스란히 둘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통해 미워한다는 추상적인 감정이나 생각을 저자의 구체적인 경험과 분석을 통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지극히 자연스러운 감정이기에 누군가를 미워했다고 나 자신에게 실망할 필요는 없지만 내 마음에서 잘 지나가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연스러운 것도 좋지만 조금 수고스럽더라도 미움없이 다리 쭉 벋고 잘 수 있으면 더 좋으니까요? 🙂

                                                                                                                                                                                                                                                                                                                                    – 정성은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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