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우리의 존재에는 우연이 없어! : <숨겨진 일곱 가지 사연>

책키가 이번에 소개해 드릴 전시는 <숨겨진 일곱 가지 사연>입니다. 대림미술관에서 진행중인 이 전시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스페인 디자이너 하이메 아욘(jaime Hayon)의 작품이지요. 국내 최초로 개최한 이번 전시에서는 디자인, 가구, 회화, 조각, 스케치부터 특별 제작된 대형 설치작업에 이르기까지 140여 점의 다양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하이메 아욘은 오브제의 연금술사로 불리며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뛰어넘어 사람들의 감정과 상상을 자극한다고 평가받고 있지요. 이번 전시도 이러한 작가의 특유의 아이디어를 엿볼 수 있습니다.

저마다의 사연을 들려주는 일곱 공간으로 구성된 전시는 제각기 담고 있는 사연을 통해 공감과  따뜻한 감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작품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스케치가 작품과 함께 전시되어 있어 작품을 감상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Crystal passion(보석들이 열대지방으로 간 이유)입니다. 이 화병 작품은 250여 년간 장인 정신의 전통을 이어온 프랑스의 크리스털 브랜드 바카라와 하이메 아욘이 협업하여 만든 작품으로 열대지방의 음식들을 담기 위한 화병 세트로 크리스탈과 세라믹이라는 전혀 다른 물성을 지닌 재로로 결합해 만들었습니다.

또한 다양한 재질과 컬러를 이용하여 열대과일의 영롱함을 표현해 작가의 실험적인 아이디어와 바카라 장인들의 정교하면서도 다양한 크리스탈 기법을 엿볼 수 있지요. 독특하면서도 기하학적인 형태의 이 작품은 열대지방에 맞게 제작된 것으로 파인애플, 석류, 물방웅 등을 본 떠 만든 고유의 형태에 조각 패턴을 입히고, 선명한 빗깔을 더해 만들었다는 점이 주목되었습니다.

엉뚱하고 기발하고 그러면서도 매력이 있는 작품들. 아마 창작의 원천이 열정적으로 사물을 바라보고 주변 사물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줄 아는 작가의 가치관과 시선이 담겨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독특하고 하나하나가 보물같았던 전시들, 그리고 작가의 가치관과 시선을 느낄 수 있었던 이번 전시를 통해 전시의 즐거움은 물론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모든 것이 아이디어의 시작점이 될 수 있고, 그러기 위해서는 사물이든 사람이든 제대로 볼 수 있는 안목과 열정 그리고 따뜻한 마음이 필요함을 느꼈습니다.

어린 아이의 천진난만함과 호기심 그리고 따스함을 가득 담은 <숨겨진 일곱 가지 사연> 은 11월 17일까지 전시되니 참고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전시에서 본 의미있는 문장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우리는 아욘의 꿈 속에 오랫동안 살았어. 그리고 지금은 네 앞에 서 있지. 상상이 어떻게 현실이 되는 줄 아니? 바로, 꿈꿨기 때문이야.”

*자세한 내용은 대림미술관 홈페이지를 참고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