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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심리] 당신은 당신도 모르게 음식을 먹도록 영향받고 있다! : 과식의 심리학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그 열기가 잠시 식기는 했지만, 우리나라는 TV나 유튜브에서 특정 식당이 맛집이라고 소문이 나면, 그 다음 날부터 그 식당 대기 줄은 장사진을 이룬다. 사람들은 그곳이 어디인지는 상관없이 그 음식을 한 번이라도 먹겠다고, 새벽부터 줄을 서기도 하고, 더 나아가 전날부터 텐트를 치고 기다리기도 한다. 사람들의 이러한 열망은 도대체 어디서 오는 걸까?

과식의 심리학을 통해 우리는 이런 행위가 일어나는 심리를 추측할 수 있다. 맛집을 향한 열망소비행위를 통한 정체성의 표현과 욕망 충족이라는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연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음식을 먹는 행위는 상품의 소비와 같은 메커니즘을 가진다. 돈을 지급하지 않고서는 음식을 구매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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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는 현대사회소비를 권장하며, 소비를 통해 행복해질 수 있다는 이데올로기를 곳곳에서 그리고 빈번하게 강조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원래라면 사람들은 그 맛집이 존재하는 것조차 몰랐으나, 자칭 맛 전문가들이 그 음식을 소개하고, 당신에게 추천하기까지 한다. ‘이런 경험은 어디서도 못할 거고, 엄청나게 즐거울 거라고’. 물론 다음 주에는 다른 식당에서 같은 이야기를 한다. 우리는 우리가 갖고 있지도 않았던 욕망을 끊임없이 주입 받는 것이다.

맛집 역시 소비할 수 있는 한 가지 경험이자 상품이라 할 수 있고, 사람들은 그 소비를 통해 두 가지를 만족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1) 남들이 쉽게 하지 못한 경험을 했다. 2) 이 음식을 통해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다. 전자의 심리를 증명하는 것은 맛집을 다녀온 후기를 꼭 어딘가에 남긴다는 데서 확인할 수 있다. 인스타가 되었건, 페이스북이 되었건 여러 사람이 보는 곳에서 꼭 자랑을 해줘야 한다. 물론 자기만의 기록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사람들이 아무도 봐주지 않는다면 빛이 바랜다는 건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 인증사진을 통해 나는 다른 사람들과 구별되는 것이며, 사람들이 열망하는 것을 얻은 특별한 지위를 얻을 수 있다. (이는 마치 명품처럼 느껴지지만, 명품과는 달리 시간과 약간의 돈만 있으면 누구나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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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자는 음식을 포함한 많은 상품이 주는 환상과 연결된다. “이 물건을 사면 행복해질 거야”는 “이 음식을 먹으면 행복해질 거야”와 같다. 물론 음식만큼 확실하고 빠르고, 그리고 높은 확률로 만족을 주는 상품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기대하고 간 모든 맛집과 음식들이 그 많은 노력대비 만족스러웠느냐에 대해 자신 있게 답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때론 그 긴 기다림과 노력을 합리화하기 위해서라도 그것은 아주 맛있었다고 생각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음식은 아주 짧은 시간만 행복감을 줄 뿐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채워지지 않는 그 만족을 위해 또 다른 맛집으로 향한다. ‘이번엔 진짜 맛있을 거야’ 라는 생각과 함께..

책 과식의 심리학은 이처럼 우리가 음식을 먹는 행위, 그리고 그것을 과하게 먹는 행위인 과식을 조명하고 있다. 책은 “우리는 왜 그렇게 음식에 집착하며, 많이 먹고, 끊임없이 먹는 것일까?”에 대한 여러 가지 측면의 분석을 시도하고 있다. 이 책은 “어떤 연구에 따르면 ~하다” “그래서 많이 먹게 되는 것이다” 라는 단순한 방식을 따르지 않는다. 우리가 과식을 하게 되는요인을 문화, 신경생물학, 마케팅, 개인 측면 등으로 나누어 풍부하게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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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언급한 문화적인 요인 외에 책에서 다루고 있는 한 가지 더 흥미로운 주제를 설명하면 ‘마케팅’이다. 그 중 건강 후광이라는 개념은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바로 어제 영향을 받았을지 모른다. 건강 후광이란, ‘저지방’, ‘자연의’, ‘천연’, ‘무색소’ 등의 광고 문구를 통해 소비자들로 하여금 적절한 섭취를 잊게 하며, 음식소비에 대한 죄책감을 감소시키는 것을 말한다. 특히 우리 어머니들께서 가족에게 건강한 것을 먹이겠다는 좋은 마음으로 이렇게 ‘저지방’ ‘자연의’ ‘천연’이 붙은 음식을 사주시곤 한다. 하지만 그 음식들은 그다지 건강과 관련되어 있지도 않고, 굳이 먹지 않아도 되는 것이지만, 우리에게 그 표현이 죄책감을 덜게 해줄 뿐 아니라, 이 소비를 통해 좋은 걸 먹는 혹은 먹이는 사람이라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이를 포함한 다양한 상업적인 요소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음식 소비를 부추긴다.

오늘 점심을 너무 많이 먹었다고 후회하고 있지는 않은가? 늘 너무 많이 먹어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또다시 음식(다이어트 전용 음식)으로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고 있지는 않은가? 당신은 당신도 모르게 다양한 요인에 의해 지속해서 음식을 먹도록, 또 그것도 많이 먹도록 영향받고 있다. 책 ‘과식의 심리학’을 통해 당신이 처한 생각보다 가혹한 현실을 여러모로 파악해보고, 어떻게 음식과 소비를 바라봐야 할지 적절한 관점을 얻어보자.

– 작성자: 조명국 책키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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