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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온라인으로 맺어지는 오늘날, 당신의 진짜 모습은 무엇인가요?

익명의 공간은 인간에게 두 가지 모습을 드러내게 합니다. 하나는 평소에는 비난받을까 두려워 드러내지 않지만 실제로는 가진 모습, 다른 하나는 실제로는 갖고 있지 않지만, 그 익명의 공간에서라도 주목받고 싶어 보이는 가짜 모습.

소설악플러들에서는 전자의 모습 즉, 익명의 힘을 빌려 드러내는 인간의 추악한 모습을 글로 담고 있습니다. 주인공 ‘석훈’은 실제 생활에서는 숨기는, 드러내지 않는 생각들을 유감없이 커뮤니티에 글로 써내려갑니다. 자신의 떳떳하지 못한 성생활, 소개팅녀의 조건과 이를 무시하는 생각마저 모조리 익명으로 써 내려가죠. 그는 현실생활에서는 최대한 이해타산을 고려하며 살고 있고, 겉으로는 남에게 맞춰주는 행동을 하지만, 커뮤니티 속 아이디를 통해서는 가감 없이 자신의 ‘진심’을 드러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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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는 결국 또 다른 익명 ‘바이올렛’으로부터 지금까지 써온 글과, 과거에 어떤 일을 저질렀는지까지 폭로될 거라는 ‘협박’을 받게 됩니다. 초반에 전개되는 이 내용은 소설의 몰입을 크게 이끌어 냅니다.

여러분도 ‘도대체 저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단 말이야?’ 하는 커뮤니티 속 익명의 글들을 종종 보셨을 겁니다. 그런 사람도 실생활에서는 그런 생각과 말을 누군가에게 직접 하진 않을 겁니다. 그저 자신이 누구인지 전혀 모를 거란 보호막에 진짜 마음을 드러내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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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런 글은 나중에 소설에서처럼 어떤 ‘협박범’이 아니더라도 누가 썼는지 드러날 때가 있고, 이는 대중의 손가락질과 개인의 몰락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꽤 많은 연예인이나 연반인(일반인 + 연예인), 유튜버들이 과거에 썼던 글들로 그들의 과거와, 미디어에 보이는 것과는 정반대의 모습들이 폭로되곤 했지요. 그래서 소설의 내용은 지극히 현실에서 있을 법한 이야기처럼 느껴집니다.

몇 가지 아쉬운 점도 눈에 띕니다. 이는 내용 전개와 인물 측면에서 나타납니다.

이 소설은 전반부에는 익명성에 기대 드러나는 인간의 모습과 익명의 협박으로 긴장감을 유지하며 추리물처럼 진행되다가, 후반부에는 기업 관련 범죄물로 변화됩니다. 갑자기 영화 ‘도둑들’처럼 각자 역할을 맡아, 한탕을 하겠다는 이야기로 변경되죠. 차라리 두 내용을 따로 분리해 소설을 냈거나, 익명성과 그에 따른 협박, 추리를 더 극적으로 이끌어갔어도 재밌었을 거란 아쉬움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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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각 주인공의 모습이 조금은 비현실적이라는 느낌을 줍니다. 주인공 ‘석훈’은 초반에는 주위에 있을만한 인간상이었다가 후반으로 갈수록 점차 먼치킨으로 변해갑니다. 전반적으로 이득이 중요한 사람이라는 성격의 변화는 크게 없지만, 평범한 인간이 갖기 힘든 정신력과 능력을 가진 것으로 묘사됩니다. ‘석훈’은 후반부에서 수배가 내려졌음에도, 범죄 계획을 세우며, 큰 사건 앞두었음에도 너무나 담대하고,  계획적이고, 냉철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여기에 엄청난 실행력을 갖추고 있고, 원수와도 큰 갈등 없이 협업을 하는 등, 일반인이라면 쉽게 하기 힘든 일을 척척 진행합니다.

소설의 전개를 위해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었겠지만,  초반부 충분히 현실에서 발견할 수도 있는 인간상에서 현실에서 쉽게 발견하기 어려운 인간상으로의 변화는 아쉽게도 후반부의 몰입감을 저해합니다.

이 책은 범죄 스릴러류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가볍게 그리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코로나가 잠잠해지는 듯하다가, 이태원 발 확산으로 다시금 사람들에게 불안감을 주고 있습니다. 이런 시기에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 것보다 훨씬 안전하고 재미있는 소설세계로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 작성자: 조명국 책키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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