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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일을 혁신해야 하는가, 사람을 혁신해야 하는가

혁신을 이뤄본 적도 없고, 혁신과 관련한 업무를 해본 적도 없으며, 혁신에 대한 사례를 연구해본 적도 없지만 혁신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페이스북의 뉴스피드를 내리다가 페이스북 친구의 혁신의 대상은 사람입니까, 일입니까라는 글을 보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직감적으로 이 질문이 옳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혁신을 해야 하는데, 일을 바꾸면 되는지 아니면 사람을 바꾸면 되는지 묻는 것인데요, 애초에 혁신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니 허전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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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생각해보니, 애초에 혁신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도 감이 오지 않았습니다. 혁신은 무엇일까요? 변화와는 다른 것일까요? 혁신의 사전적 의미는 묵은 풍속, 관습, 조직, 방법 따위를 완전히 바꾸어서 새롭게 함입니다. 풍속, 관습, 방법은 인 것 같고, 조직은 사람인 것 같으니, 결국 일과 사람이 모두 혁신의 대상이 될 것 같습니다.

또 다른 혁신의 정의가 있습니다. 혁신은 기술의 진보 및 개혁이 경제에 도입되어 생기는 경제구조의 변화로 신상품의 생산, 신생산 방법의 도입, 신시장의 개척, 신자원의 획득 및 이용, 그리고 신조직 달성 등에 의하여 생산요소를 신결합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전을 찾아보니 이노베이션[innovation]에 대한 정의도 있습니다. 이노베이션이란 경제에 새로운 방법이 도입되어 획기적인 새로운 국면이 나타나는 일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혁신은 어떤 현상을 의미합니다. 무언가가 변해서 그에 맞게 기존의 방식이 새로운 방식으로 바뀌는 현상을 혁신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혁신을 한다는 의미는 변화가 일어났고, 그것에 대응한다는 의미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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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다시 돌아가 처음의 질문인 혁신의 대상은 사람입니까, 일입니까라는 질문이 어색한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혁신은 변화에 대응하는 것인데, 그 질문은 어떠한 변화가 일어났는지 설명해주지 않은 채 사람이나 일 중에 어느 것이 바뀌어야 하는지 묻는 셈입니다.

예전에 다니던 기업에는 PI본부가 있었습니다. PI Process Innovation의 이니셜입니다. 그 본부에는 혁신기획팀과 같은 이름의 부서가 있었습니다. 어떤 일을 하는지 정확히는 모릅니다. 언뜻 관계사들 대상으로 일년에 한번 정도 축제 비슷한 행사를 열고 혁신상을 수여하곤 했습니다. 아마도 발전적인 변화를 일으킨 내외부 조직이나 사람을 선정하고 치하함으로써 지속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는 역할도 그 본부의 업무였던 것 같습니다. 사실,이러한 일은 접점에서 개별적으로 자연스럽게 유기적으로 일어나야 하는데, 중앙에 그것만을 관리하는 부서가 있다는 것이 저는 조금 어색합니다.

PI[Process Innovation]회사의 업무 프로세스, 조직, IT등 기업활동의 전 부문에 걸쳐 불필요한 요소들을 제거하고 효과적인 업무 프로세스를 재구축 함으로써 기업가치를 극대화하는 경영개선 업무라고 합니다. 그 본부에도 경영 컨설팅 회사 출신 몇 분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떤 변화에 맞춰 기업의 자원을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법을 찾아 적용하는 일이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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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기본적으로 인지적 구두쇠라 변화를 감지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별도의 조직을 만들어 혁신하는 일을 맡긴 것이라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변화를 빨리 감지하고 앞서 대응하는 것은 유리한 환경을 만들 수 있는 일이니까요. 생각해보면 당시 기업에서는 PI 전문가 채용이 한창일만큼 뭔가 있어 보이는 업무였습니다.

이렇게 보면 혁신이라는 단어는 매우 주도적인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변화에 대응하는 것일 뿐이라고 관점에서 혁신은 사전반응적인(Proactive) 느낌이 아니라 사후반응적인(Reactive) 느낌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정리해보고 나니, 아마존에서 Innovation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아마존에서는 Invention이라는 단어를 씁니다. 그들이 하는 일이 그러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혁신적이라고 생각했던 혁신에 대한 오해가 풀리는 순간입니다.

– 책키라이터 : Dr. 피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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