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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꼰대와 친해지기

제목부터 글을 읽는 분들의 불편감을 자아낼 수도 있겠군요. 아마 이 글을 읽는 분 중 청년 세대인 분들은 “내가 왜 꼰대와 친해져야 하지?”라는 의문부터 가지실 테니까요. 하지만 우리는 너무 쉽게 소위 꼰대라고 부르고 있는 기성세대와 친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도가 지나친 사람 (진짜 안하무인 꼰대)들은 피하는 게 좋겠지만요.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우리가 기성세대와 친해져야 할 이유

우리들이 기성세대와 친해져야 하는 이유는 그것이 우리에게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그들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들은 ‘경험, 기회, 부’입니다. 우리가 우리의 행복한 삶을 위해 갖고 싶어하는 것들이지요. 물론 우리는 그런 요인들을 상대적으로 더 많이 가졌던 기성세대들이 우리에게 의지와 노력이 부족하다며 욕하는 것을 보며 분노하지만, 우리는 우리를 위해 현실 인식이 필요합니다. 그들은 우리가 갖고 싶어하는 걸 갖고 있고, 그것도 아주 많이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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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경험을 살펴보기로 합시다. 사람은 인생을 오래 살아야만 알게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인간관계, 사람을 다루는 법, 세상을 보는 눈, 인생에 닥친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과정, 부의 감각 등이죠. 유튜브가 이 역할을 어느 정도 한다지만, 우리 개인을 위한 직접적인 조언보다 강한 효과를 낼 수는 없습니다. (우리에게 맞는 조언을 해줄 사람이 모두 유튜브를 하고 있는 것도 아니구요)우리는 이들의 경험들을 통해 배우고, 미래에 더 나은 선택과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기회 역시 그들이 훨씬 많이 갖고 있습니다. 인생에서 얻기 위해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한 것 중의 하나는 바로 ‘인맥’입니다. 우리는 SNS로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과 연결되어 있다곤 하지만, 그 깊이가 그리 깊지 않고, 정말 먹고 사는 문제와 관련한 인맥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들도 나처럼 아직 누군가에게 기회를 줄 만큼의 위치에 오르지는 못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기성세대가 줄 기회를 받고, 더 큰 가능성을 펼칠 수 있습니다. 다 떠나서, 우리를 뽑는 사람은 기성세대죠. 그들을 이해해고 친해져야, 그들에게 뽑힐 수 있을 겁니다.

빈부격차가 심한 현실이 우릴 힘들게 하지만, 이 역시 직시해야 합니다. 우리는 노동 소득보다 자본 소득이 훨씬 큰 부를 만들어내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돈은 이미 그것이 있는 사람에게 더 많이 빠르게 몰리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기성세대가 가진 부 일부를 내 인생에 끌어오기 위해 그들을 이해하고 친해져야 합니다. 주요 투자자들과 심사관들은 대부분 기성세대일 것이고, 우리는 그들의 눈에 들고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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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기성세대와 친해지는 법

나이가 들수록 인간은 자신이 선택해 온 것, 경험해온 것에 대해 더 인정받기를 갈구합니다.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하고 싶고, 더 나아가 누군가의 인생에 변화를 주며, 상대의 감사하다는 표현을 통해 잘 살았다는 느낌을 느끼길 바라죠. 그래서 우리는 기성세대에게 가르침을 요청하고 그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함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이들과 친해질 수 있습니다. 물론 배울 게 전혀 없는 사람들에게까지 하라는 건 아니지만, 피치 못하게 그들에게 잘 보이는 것이 본인에게 도움이 되면 이 상황에서도 같이 ‘그들의 노고 인정하기’는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부모는 자식을 이해하고 친해지고 싶어한다는 것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기성세대보다는 우리가 그들의 자식들과 나이 차이가 적고, 그래서 그들에 대한 이해가 좀 더 수월합니다. 그래서 기성세대가 자식과 관계개선을 원하거나, 자식의 마음을 알고 싶을 때 우리는 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본인의 자식과는 소통이 어려워해도, 부하직원과 소통은 좀 더 수월한 사람들이 많기도 하고요. 구체적으로는 자식의 생일에 그 나이대가 좋아할 생일선물을 추천한다거나, 적절한 위로와 응원을 하는 법을 알려줄 수가 있지요. 또한, 이 방향에서 자식이 좋아할 만한 선물을 준비하고, 그것을 선물하는 것입니다. 그들은 이를 자식에게 전달할 것이고, 그에 대한 보상을 우리에게 제공할 것입니다.

끝으로, 어떤 노력의 측면이 아니라 재미에 측면에서 기성세대에 관심을 두는 방향도 있습니다. 뉴트로라는 개념은 레트로(복고풍) + New의 합성어인데, 이는 청년세대들이 겪어보지 못한 90년대 이전의 아날로그 감성이 주는 느낌에 ‘신선함’을 느끼면서 인기를 얻게 된 분야입니다. 우리는 기성세대의 삶과 취향을 이렇게 ‘신선함’으로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최근 낚시와 등산이 청년 세대들의 취미가 되듯이 말이죠. 우리는 그들의 모든 것이 새롭게 그리고 재미있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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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기성세대가 젊은 세대와 친해지는 법

이 글을 청년세대가 아닌 기성세대가 읽고 있다면, 당신을 위한 팁도 드리고 싶습니다. 기성세대가 청년세대와 친해지면, 젊은 감각을 배우고 새롭게 만들어지는 시장을 이해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기성세대가 추진하고자 하는 일을 함께할 좋은 인재들과 함께할 수 있습니다.

첫째로, 가장 중요한 것은 ‘함부로 말하지 않는 것’입니다. “유 퀴즈 온 더 블록”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진행자인 유재석과 조세 호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조언과 잔소리의 차이가 무엇이냐?” 라고요. 저는 이에 대한 답을 이렇게 생각합니다. 상대가 원할 때 이야기해주는 것이 조언, 상대가 원하지 않을 때 이야기하는 것이 잔소리. 당신이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꼰대가 되고 싶지 않다면, 그들이 원할 때 이야기를 하는 것을 습관화해야 합니다. 그리고 여기에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이야기해” 라고 말해준다면 최고의 행동입니다.

두번째 행동은 공감입니다. 사실 세대 갈등의 핵심은 ‘공감 부족’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기성세대는 청년세대의 삶을 살지 못했고, 반대도 마찬가지죠. 그러나 기성세대는 어른이라는 이유로 너무나 쉽게 공감 없이 청년 세대에게 말을 건네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대는 버릇없는 행위로 무시당하고요) 그런 말은 대부분 도움이 되기보다는 상처가 되고,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기폭제가 됩니다. 우리는 그 사람의 처지에 있지 않으면 상대를 충분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여러분이 젊은 시절을 거쳤다 해도, 2020년에 젊은 시절을 겪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그들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면 질문하고, 관찰하고, 따라도 해봅시다. 그런 과정에서 그들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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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간의 갈등이 심해지고 있는 시대지만, 우리가 조금씩만 더 노력한다면,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순수한 존경과 애정이라는 좋은마음으로 서로 바라볼 수 있다면 좋겠지만, 지금같이 경제적으로, 소통의 단절로 어려운 시기엔, 공동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것을 서로 나눌 수 있다면, 자연스레 순수한 인정과 이해, 존경도 나올 거라 기대합니다.

– 작성자: 조명국 책키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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