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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 새로운 역사를 찾아 떠나는 여행 – 고양이는 왜 장화를 신었을까

고양이는 왜 장화를 신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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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맞벌이로 작은 공장을 운영하던 부모님은 내게 게임기를 선물해 주셨다. 그 후 친구도 없이 게임에만 빠져있던 나는 금새 눈이 나빠지기 시작했다. 결국 초등학교에 입학할 시절부터 안경을 쓰게 되었고 눈 건강을 위해 부모님이 게임기를 어딘가에 치워두셨다. 그 때부터 심심함을 달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책과 친해졌던 것 같다. 그래도 꾸준히 책 읽는게 즐거웠던건 그 시절 읽은 동화와 이야기들은 대부분 즐거움과 교훈을 남겨 주었기 때문이었다. 브레멘 동물 음악대를 보며 나도 친구들과 모험을 떠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헨젤과 그레텔을 읽으면서는 혹시 마녀에게 잡아 먹히기라도 하는건 아닐까 불안해하며 흥미롭게 읽어 내려갔던 기억이 난다. 시간이 흐르며 그러한 동화들은 단순한 교훈을 주는 내용이 아닌 그 이면의 이야기가 있다는걸 여러 도서를 통해 알게 되었는데 이번에 읽은 <고양이는 왜 장화를 신었을까>는 다른 이야기를 넘어 그 시대상을 반영하는 세계사까지 알게 해주어 놀랍고 흥미로웠다.

예를 들면 장화 신은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에는 많은 시대상이 반영되어 있다. 혹시 고양이의 주인이 셋째 아들인건 알고 있었는가? 방앗간 집 셋째 아들인 그는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큰 아들에게 대부분의 재산을 물려주던 그 당시 법에 따라 고양이 하나만을 받아 새로운 삶을 개척해야만 했다. 지금으로치면 흙수저, 노답 인생으로 보이는 자신의 삶을 비관하고 있을 찰나에 고양이는 자신에게 장화를 달라고 한다. 이건 또 무슨 말일까? 왜 장화가 필요한걸까? 사실 고양이가 요청한 신발은 엄밀히 말하면 승마용 부츠였다. 당시 깃털 달린 모자, 망또, 승마용 부츠는 어떤 직급의 상징이었다. 바로 총.사. (드림웍스의 장화 신은 고양이 캐릭터를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고양이 삽화

결국 고양이는 주인에게 자신을 총사로 임명해주길 원했던 것이고 결국 총사가된 그는 주인의 신분 상승을 위해 노력한다. 메추라기를 잡아 왕에게 바치기도 하고 왕과 공주가 마차를 타고 지나가는 길목에 나타나 카라바 후작이 강에서 목욕하다 옷을 도둑 맞았다고 말한다. 왕의 옷을 빌려입은 셋째 아들은 멋진 모습에 공주의 마음을 얻게 되었다. 결국 왕은 셋째 아들을 후작으로 만들어 공주와 결혼시켜 해피엔딩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지금 소개한 줄거리가 단순한 이야기로 생각될 수 있지만 이 것은 그 당시 역사에 대해 많은걸 보여준다. 난 우선 이 부분이 가장 궁금했다. 메추라기는 아주 작은 새인데 왜 왕은 이런 선물에 기뻐했을까? 심지어 상금까지 쥐어주면서 말이다. 옛부터 메추라기는 귀한 식재료로 인식되었다. 그래서 지금도 고급 프랑스 레스토랑에는 메추라기 요리가 있다고 한다. 이런 소중한걸 바쳤기에 왕은 고양이와 셋째 아들에 관심을 두고 기억하게 되었다. 또한 당시에는 왕이 이동할 때 여벌 옷을 가지고 다니는 가지고 다녔으며 상황에 따라 옷을 하사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걸 안 고양이는 왕의 옷을 빌려 입고자 셋째 아들의 옷이 없는 척 꾀를 내었고 멋진 왕의 옷을 입은 말끔한 그의 모습에 공주가 반하게 만든 것이다. 정말 이런 치밀한 계획 정도는 만들어야 신분 상승을 꾀할 수 있는 듯 하다. 

책에서 만난 흥미로운 역사를 하나만 더 소개하자면 헨젤과 그레텔에 나오는 마녀에 대해 말하고 싶다. 아이들을 유인하여 빵 굽는 화덕에 구워 먹는 마녀로 나오는 이 할머니의 정체와 집은 궁금증을 불러 일으킨다. 우선 왜 시내도 아닌 숲속에 대형 화덕, 지금 시대로 치면 밥 100인분은 지을 수 있는 단체 급식용 밥솥을 집 안에 두었을까? 우선 첫번 째 추측으로 그 시대의 민간요법을 생각할 수 있다. 중세 유럽에서는 종종 아이를 화덕에 넣어 굽는 시늉을 하는게 병을 고치는 민간요법 중 하나였다고 한다. 밀가루 반죽이 화덕에 들어가 빵으로 다시 태어나듯이, 아픈 아이도 화덕에서 같은 과정을 거치면 병이 나을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이다. 그렇기에 동화에 나온 할머니는 민간요법 치료사로서 화덕을 가지고 있었던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마을에 문제가 생기면 화풀이 대상이 되어 누명을 쓰고 마녀로 몰렸기에 동화에서는 마녀로 표현이 된 것일 확률이 있다. 다른 역사적 차원의 관점으로 할머니는 도시 밖 제빵사였을 수도 있다. 그 당시는 길드라고 하여 조합원만을 장인으로 권리를 주고 거기에서만 빵을 살 수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독점적 위치에 있는 제빵사들이 가격이나 품질에서 횡포를 부릴 수 있었다. 또한 길드 조합원으로 여성은 가입에 제한을 두거나 거부하는 경우가 많았고 여자들은 노동에 비해 받는 금액이 적은 비정규직 노동자로 근무하곤 했었다. 그래서 헨젤과 그레텔의 할머니는 독신 여성 기술자여서 길드에 가입을 못해 숲속으로 와 빵을 구운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정직하게 빵을 구워 싼 값에 팔아 길드의 반감을 샀을 수도 있지 않을까? 그로 인해 마녀로 몰리며 제거 당한건 아닐까? 라는 상상도 가능하게 만든다.

헨젤과 그레텔

이처럼 동화가 쓰여진 시대의 역사를 알면 내용들이 새롭게 보이곤 한다.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왜 셋째가 많은지, 고양이는 왜 장화를 원했는지, 빵굽는 할머니는 과연 마녀이고 나쁜 사람이었는지 말이다. 개인적으론 신데렐라는 왜 구박을 받으면서도 굳이 계모와 언니들하고 같이 살았는지가 궁금했었는데 이 책을 통해 그 의문이 풀려서 기뻤다. 그것 또한 당시 역사와 관계가 있었을 줄이야.. 궁금하다면 꼭 책으로 확인해 보시길.

신데렐라

돌아보면 저자의 책 서문부터 강렬했다. 다른 이야기를 알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이야기들의 이면을 알게 되고 그 사실들을 확인 후 현재의 상황을 반영해 재해석해 본다면 분명 다른 선택을, 더 나은 결론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예전엔 가부장적 사회를 반영한 작품이었던 작은 아씨들이 현재에는 여성의 지위를 높이는 내용으로 리메이크 되는 것처럼 이야기는 항상 시대에 따라 변화한다. 그래서 이야기는 어릴 적 무료함을 달래주던 흥미거리에서 지금도 세상을 바라보는 창으로서 내 주변을 맴돌고 있는 듯 하다.

작성자: 김우리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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