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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리뷰] 오롯이 나를 위해 정성껏 차린 한 끼의 행복 – 오늘도 취향을 요리합니다

밥을 먹는다는 행위는 어떤 의미일까?

좋아하는 사람들과 모여 맛있는 음식을 두고 그 동안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일 수도 있고 오늘 하루 고생한 나에게 보상으로 주는 맛난 음식을 먹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를 비롯해 대부분의 사람의 밥을 먹는 행위는 끼니를 때우는 행위일 때가 많다. 특히 점심시간은 살인적으로 치솟는 물가와 함께 오른 밥값이 부담되어 천 원이라도 싼 회사 주변 음식점을 찾게 되고 아니면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사 먹거나 아예 직접 도시락을 싸오기도 한다. 말 그대로 최대한 적은 가격으로 주린 배를 채우는 행위가 되어가는 듯 하다.

하지만 집에서 먹는 밥은 조금은 다르게 다가온다. 물론 집에서도 배달 음식이나 라면으로 가볍게 해결하는 경우도 있지만 점심 보다는 좀 더 나와 가족을 위한 알찬 음식을 먹게 된다. 단순히 끼니를 때우는 식사보다는 오늘 하루 고생하고 돌아온 모두에게 힐링을 주는 시간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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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자기 취향에 맞게 정성껏 차린 한 끼가 평범한 일상을 빛나게 해줄 수 있다고 이야기 한다. 캐나다에서 19년 째 살고 있는 그녀는 먼 타지에서도 김장 담그기를 놓치지 않으며 한식을 비롯해 손이 많이 가는 튀김요리, 제철 채소로 만들어 낸 샐러드 등 다양한 요리를 뚝딱뚝딱 만들어 낸다. 그 과정을 책으로만 보고 있어도 그 음식의 맛이 상상이 되어 입 안에 침이 가득 고이는데 백종원 선생님의 티비 프로 못지 않은 식욕 자극에 나도 모르게 배가 출출해진다.

(퇴근 길에 첫 챕터를 읽다가 바로 저녁 메뉴를 김치찌개로 정해 직접 만들어 먹은 건 안비밀)

캐나다 날씨상 시도 때도 없이 오는 눈을 치우고 영혼 가출 상태에서 먹는 따뜻한 수제비부터 통조림 토마토를 활용한 이탈리아 가정식 카치아토레, 프랑스 가정식 라따뚜이, 사놓은 캠핑용품의 뽕을 뽑기 위해 1년에 한 번씩 떠난 캠핑장에서 먹는 스모어와 바베큐 타임, 정말 상상만해도 입 안에 침이 마구 고여 배달의 민족 앱이라도 켜고 싶어진다.

 

책에 소개된 요리들이 내가 상상한 이미지와 맞는지 궁금해 작가님의 유튜브에 들어가 여러 영상을 봤는데 상상 그 이상이었다. 친근한 말투와 함께 뚝딱 뚝딱 맛있어 보이는 음식을 만들어 내시는 모습에 이러다 배민 결제 버튼까지 손이 갈 지경이다. 작가님은 요리를 하실 때 특별히 계량을 안 하시는데 평소 습관이기도 하고 정확한 계량을 이야기하면 보는 시청자들이 부담을 느낄 것 같다는게 이유였다. 입맛도 각자 다르기에 본인이 원하는 양을 정해 요리하는게 좋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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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을 보며 엄청 유쾌한 분이시구나, 외국에서 안정적으로 자리 잡으시고 여유가 있어 이렇게 유튜브 영상을 만드시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책을 읽다보니 그런게 아니었다. 작가님의 유튜브를 하게 된 동기는 남들이 알지 못하는 아픔에서 시작된 것이었다. 아이가 만 세살이 넘도록 엄마, 아빠 외에는 말을 못해 걱정이 시작됐다. 주변에서 남자 아이는 원래 말이 느린 경우가 많다, 오히려 말 늦게 배운 아이들이 똑똑하고 잘 성장하더라는 말과 사례를 위안 삼으며 지내다 유아원을 통해 받은 검사에서 충격적인 말을 듣게 된다. 아이가 자폐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자폐라는 병을 정확히는 모르지만 부모 당사자로서는 큰 충격에 빠졌을 것 같다. ‘Child with a Disability(장애아동)’이라는 꼬리표가 아이에게 붙여졌다. 아이의 장애 진단 후 한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웅크린 채 숨만 쉬고 있던 작가님은 그 시간들이 아깝고 후회스럽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점심을 제대로 챙겨먹고 힘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치킨까스를 만들기 시작했다. 지글거리는 치킨가스를 보자 마음이 편해지고 맛있게 먹는 아이들을 보며 남은 인생을 포기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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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래도 가끔은 우울이 찾아 온 날들이 있었다. 다른 사람들의 SNS를 들여다보면 그렇게 다들 즐거워 보이고 행복한 일들만 일어나는 것 같았다. 나만 빼고. 다른 사람들의 브이로그를 봐도 좋은 곳을 다니고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이야기라 나만 더 별로인 삶을 사는 것 같아 기운이 쳐지기도 한다. 그러나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도 브이로그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항상 엄청 멋진 곳을 다녀오거나 특별한 일이 일어나는 건 아니지만 일상에서 소소하게 기쁨을 찾는 시간들을 모아서 편집해 보면 내 인생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 것 같았다. 그렇게 영상 편집에 대해 1도 모르고 뛰어 들어 마트에서 식재료를 쓸어담거나 요리를 하는 영상을 올리게 되었고 편하게 시청자들에게 다가가 지금은 약 20만명의 구독자가 시청하는 유튜버가 되었다.

 

살다보면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는 때가 있다. 하루 하루가 쳇바퀴 굴러가듯 같은 시간 출근길에 몸을 담았다가 때 되면 점심을 먹고 일하다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도착해 잠시 쉬다 자고 나면 또 다시 반복되는 일상. 하지만 작가님은 그런 새롭고 짜릿한 이벤트가 없어도 좋은 인생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지루한 일상이라는 건 삶의 굴곡을 만나지 않고 순탄하게 흐르고 있다는 뜻일지도 모르니까.

 

하지만 여기에 양념을 조금 쳐보면 어떨까? 가끔은 내 취향을 한 껏 살려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나를 위로하고 응원하는 시간을 가져보는건. 아마 이런 작은 행복이 조금씩 쌓인다면 마음이 계란찜처럼 부풀어 오르는 작지만 황홀한 순간들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시간을 기록해 놓는다면 작가님처럼 다른 사람들에게 긍정의 에너지를 전하는 멋진 사람이 되어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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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우리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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