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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생명은 아름답다. 너도 그래(김성신 숏평)

[숏평5] 짧고 강한, 서평연대의 출판 숏평!

모든 공주는 자정 이후에 죽는다(김정빈 숏평)

『모든 공주는 자정 이후에 죽는다』
(캉탱 쥐티옹 지음, 박재연 옮김, 바람북스)

대한민국, 아니 어쩌면 전 세계의 소녀들은 유년기에 공주 조기교육(?)을 받는다. 마음속에 백설공주, 신데렐라, 잠자는 숲속의 공주 따위를 엠블럼처럼 간직한 채 해피엔딩을 꿈꾸기도 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엔딩 이후의 이야기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가르쳐 주지 않는다. ‘한결같은 사랑을 꿈꾸던 공주는 왕자의 외도에 큰 상처를 입고 홀로서기를 결심합니다’와 같은 전개가 좀 더 현실적이지 않나.

『모든 공주는 자정 이후에 죽는다』는 꿈, 환상, 해피엔딩과는 다소 거리가 먼 이야기이다. 공주가 되기를 꿈꾸는 소년 루루와 사랑의 환상이 깨져버린 누나 카미유, 해피엔딩인 줄 알았지만 남편을 떠나보내야 하는 엄마까지. 이 셋의 이야기는 결코 아름답거나 예쁘지 않다. 하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해피엔딩 이후의 또 다른 전개를 위해 서로 손을 잡게 만들고, 용기를 갖게끔 하며, 위로가 된다. 왕자와 해피엔딩이 필요하지 않은 공주들의 연대 이야기.

김정빈 프로필 사진-4

– 김정빈 출판칼럼니스트·9N비평연대·한국문화콘텐츠비평협회홍보위원

스테픈 커리(최상현 숏평)

『선수 시리즈 3: 스테픈 커리』
(손대범 지음, 브레인스토어)

2021년 12월 15일 매디슨 스퀘어 가든. 관중석엔 환호성이 가득하다. 통산 3점 슛 성공 2973개 1위 레이 앨런의 기록을 뛰어넘을 순간이다.모두가 한 선수를 주목한다. 그 주인공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가드 스테픈 커리. 1쿼터 7분 28초, 외곽에서 슛을 던지자 림을 가른다. NBA통산 3점 슛 1위 기록이 새롭게 쓰인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전성기를 이끌고 3점 슛으로 리그의 판도와 전술까지 변화시킨 그는 드래프트 지명 전까지만 해도 성공과는 거리가 먼 선수였다.
하지만 그의 잠재력을 높이 산 대학교 은사 밥 맥킬롭과 소속팀 감독 돈 넬슨의 헌신으로 7번의 올스타, NBA 챔피언 4회, 그리고 2022년 마침내 파이널 MVP까지 수상한다.
완벽한 순간만 있던 건 아니었다. 미숙한 태도로 우승 문턱에서 좌절한 2016 파이널 무대. 부상에 시달려 팀이 최하위로 내려갔던 2020년을 지났다. 하지만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절치부심한 끝에 팀을 또 한 번 우승으로 이끈다.
책은 커리의 성장일대기를 다룬다. 서사는 단순하면서 솔직하다. “다시 시작하면 되지 않나요? 한 개도 못 넣으니 기분이 이상해도 계속 던질 거예요”라는 문장처럼 끝없이 림을 두드리는 자의 진심이 문장을 뚫고 전해진다.

최상현 프로필 사진

– 최상현 서점원·9N비평연대
어떻게 지내요(현다연 숏평)
『어떻게 지내요』
(시그리드 누네즈 지음, 정소영 옮김, 엘리)
암 투병 중인 친구가 안락사를 위한 여행에 동행해 달라고 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소설 『어떻게 지내요』는 친구의 결심을 반대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그 여정에 함께하는 인물의 이야기다. 그는 자신과 자신이 만난 사람들의 일상을 서술하고, 그들이 겪는 고통에 관해 이야기한다.
인간은 생로병사 중 그 무엇도 스스로 선택할 수 없다. 우리는 선택한 적 없는 삶을 최선을 다해 살아가길 바라는 기대 속에 던져졌다. 심지어 죽음을 앞둔 사람이 고통 없이 잘 죽고 싶다는 바람마저도 통상적으로 받아들여지기 힘들고, 반출생주의도 그렇다. 던져진 삶에서 사는 것, 그 자체가 커다랗고 어려운 과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은 힘겹게 과제를 풀고 있는 인간에게 안부를 묻는다. “어떻게 지내나요? 당신은 무엇으로 고통받고 있나요?”라고. 결국 우리를 숨 쉬게 하는 건 이런 것이겠구나, 생각했다.
현다연 프로필 사진
– 현다연 출판편집자, 9N비평연대
모든 생명은 아름답다. 너도 그래(김성신 숏평)
『모든 생명은 아름답다. 너도 그래』
(야나기사와 게이코 지음, 홍성민 옮김, 공명)
인류에게 자연과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레이첼 카슨의 마지막 책 『센스 오브 원더(The Sense of Wonder)』. 이 책은 그가 세상을 떠난 다음 해인 1965년 출간되었다. 시적이고 놀라울 만큼 아름다운 문체로 유명한 책이다. 우리가 평생에 걸쳐 ‘경이로움’이라고 할 만한 ‘감각’을 어떻게 길러 나갈 수 있는지를 감동적으로 설명한다. 카슨은 조카의 어린 아들인 로저와 함께 밤바다와 숲길을 거닐며 꽃이나 나무, 동물들과 대화를 나누고, 함께 밤하늘을 바라본다.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가 태어나 처음으로 자연에 대해 느낀 생생한 감동을 어떻게 평생토록 유지해 나갈 수 있는지, 그 비결을 전해준다.
일본의 생명과학자 야나기사와 게이코는 이런 레이첼 카슨의 사유와 철학에 깊이 공감한다. 그래서 자신이 할머니가 되자 손녀에게 생명에 관한 이야기를 직접 들려주기로 한다. 35통의 편지를 통해서. 모든 감각을 동원해서 자연과 사귀라는 카슨의 당부대로 생명과학자 게이코는 구체적인 방법들을 제시한다. 생명의 탄생과 진화, 다양한 생명체의 갖가지 놀라운 습성과 특징, 최초의 생명이 가진 유전자 정보가 어떻게 지금 내 몸속에 저장되어 있는지까지, 생명과학을 총체적으로 설명한다. 자연과 생명에 대한 풍부한 정서를 만들어 지식으로 나가고자 하는 마음이 절로 생기도록 하려는 의도다. 자연을 보호하고 인류를 구할 힘은 차가운 지식에 앞서 따뜻한 마음에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책이다.
김성신 프로필 사진
– 김성신 출판평론가·9N비평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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