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Special / 천지수 화가의 그림책키라웃 제7편 – 시, 그게 뭐야?
시,그게 뭐야 표지이미지

천지수 화가의 그림책키라웃 제7편 – 시, 그게 뭐야?

시,그게 뭐야 표지이미지

제7편
진정한 예술은 대답이 아니라
질문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시, 그게뭐야?』
(토마비노 글, 마르크 마예프스키 그림,
이경혜 옮김, 북극곰, 2023)

“시는 온 마음을 다해 환영하는 것”

토마 비노가 쓰고 마르크 마예프스키가 그린 그림책 「시, 그게 뭐야?」는 시란 무엇인지, 시를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보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시는 비밀 통로일까?’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문일까?’ ‘시는 질문이 될 수 있을까?’ 등 작가의 질문들은 우리가 시를 바라보고 호기심을 갖 도록 자연스럽게 이끌어준다. 그리고 그에 대한 대답들은 깃 털처럼 가벼워서 이해하기 쉽고 시를 더욱 친근히 느끼게 한 다. 마르크 마예프스키의 활기찬 붓 터치로 그린 위트 넘치는 그림은 정말이지 너무나 사랑스럽다. 한 편의 시를 보는 듯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 그림책은 시에 대해 동경만 갖고있는 나를 온 마음으로 환영한다.

나는 책장을 넘기다가 마치 나를 기쁘게 맞이해주는 것 같은 장면을 보고 미소 지었다. 곰처럼 큰 털북숭이 강아지와 한 어린이가 난장판이 되어있는 방 안에서 반갑게 포옹하고 있는데, 그림으로 유추해 보면, 심하게 어질러진 방은 강아지의 소행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런 것은 중요치 않다는 듯, 아이를 기다리며 방 안에서 놀던 강아지와 집에 돌아온 아이는 보자마자 서로 얼싸안고 행복한 표정이다. 온 마음을 다해 환대하는 두 순수한 영혼에 작은 감동이 일렁인다.
‘시는 이런 것이구나!’
나는 이 사랑스러운 장면을 보고 ‘시’대신 ‘그림’이라는 말을 넣어 문장을 다시 만들어본다.

“그림은 온 마음을 다해 환영하는 것”
나는 왜 그런 마음으로 그림 그릴 생각을 깊게 안해 봤을까? 물감과 붓, 캔버스 등의 그림을 그리기 위한 재료들 그리고 내가 그리는 피사체와 생각들도 온 마음을 열어서 ‘환대’해야 다양한 시각과 이미지를 표현할 수 있다. 또한 내가 그런 마음으로 그림을 그린다면, 누군가는 느꼈을 예술에 대한 ‘소외’보다는, 더욱 편안함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이 그림책의 마지막 장면에 “어느 누가 뭐라고 말하든 보는 건 바로 너!”라는 문장은 시의 세계로 가뿐하게 들어갈 수 있게 용기를 주는 마법 같은 말이다. 화가인 내가 종종 받는 질문이 있다. ‘그림은 어렵다. 보는 방법이 있어요?’인데, 그때마다 내가 하는 대답은 ‘자신의 마음에 드는 그림이 최고의 그림입니다’라고 대답한다. 자신만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표현하는 것에는 정해진 답이 없다고 생각한다. ‘보는 건 바로 나!’이기 때문이다. 나는 예술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에 대해 통쾌함을 주는 멋진 말을 이 그림책에서 발견하고는 비할데 없는 해방감을 느꼈다. 그리고 또 다른 궁금증들이 생겨난다. 예술은 서로 일맥 상통하고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토마 비노 작가는 ‘가스푸와 조조 그리고 호기심 넘치는 모든 아이에게 답보다 질문이 많은 모든 이에게’라며 이 책을 썼다. 그림책 「시, 그게 뭐야?」는 진정으로 자신이 느낄 수 있는 예술이 소중하며, 예술은 대답이 아니라, 질문에 훨씬 가깝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책이다.

천지수 프로필 책키라웃

천지수 (화가·그림책서평가)

About wekim

Check Also

나나브 서평단-001 (1)

[우수자 발표] 하루 한 시간, 나는 나를 브랜딩한다

  ✔ 서평단 우수자 발표   안녕하세요. 책키라웃 입니다. <하루 한 시간, 나는 나를 브랜딩한다>의 서평단 우수자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