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평16] 짧고 강한, 서평연대의 출판 숏평!

『삶의 발명』
(정혜윤 지음, 위고)

『삶의 발명』에는 앎, 사랑, 목소리, 관계, 경이로움, 이야기 등 저자가 삶을 살아가면서 더 잘 살아내고자 발명한 것들이 담겨 있다. 책에서, 다큐멘터리에서, 여행에서, 사람들 그리고 자연과의 만남에서 알게 된 이야기가 저자의 삶을 발명하고 확장했다. 조선 출신 전범이 겪은 이야기와 그들의 후회, 참사로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족들이 발명한 사랑, 순천의 한 초등학교에 있다가 야생으로 돌아간 흑두루미 두리의 이야기, 야생 방류된 돌고래 춘삼이와 시월이를 본 일, 그리스 모넴바시아에서 본 경이로운 풍경 등 책 속에 담긴 많은 이야기는 자연 속에 존재하는 모든 삶을 사랑하는 저자의 아름다운 시선이 있었기에 발명될 수 있었다. 저자는 모든 생명체에 이런 이야기가 존재한다고 귀를 기울이고 더 나아가자고 말하며 손을 내밀어 준다. 이 책 속에는 기후 위기와 동물 대멸종 시대의 우리가 어쩌면 발명할 수 있는 ‘희망’이 반짝이고 있다.

현다연 출판편집자, 9N비평연대

『어른의 생각법』
(도야먀 시게히코 지음, 전경아 옮김, 다람)

『커리어 그리고 가정』
(클라우디아 골딘 지음, 김승진 옮김, 생각의 힘)

여성이 남성보다 우수한 성적으로 학업을 마치고 동시에 입사를 한다. 하지만 커리어의 지속은 남성이 대부분인데 반해 여성은 돌봄 노동에 쏠리거나 경력 단절을 겪는다. 복직해도 임금 격차가 발생한다. 왜 그런 것일까?
임신,출산 등 커리어가 단절된 여성은 ‘탐욕스러운 일’ 즉, 커리어 성장으로 이어지는 기회를 잃어버리거나 찾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저자는 과거 여성이 겪은 차별 (성차별, 일방적인 돌봄노동, 기혼 여성 고용 제한, 임금차별 등)의 역사를 저자는 각 집단(집단1~ 집단5)의 통계를 근거로 원인을 찾는다.
이 책은 여성의 세대를 넘나드는 연대기이자 성취의 열망이 담긴 책이기도 하다. 오늘날 여성들이 사회에 진출하여 커리어를 쌓기까지 기술의 발전(세탁기, 피임약 등)으로 허드렛일에 해방된 것도 있지만, 숱한 차별을 딛고 부순다. 커리어에 대한 열망은 옛 선배들의 발자취를 따라 더욱 커져간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여성은 답을 찾고 장벽을 부순다. 다음 세대가 더 나은 그들이 꿈꾸는 미래를 실현시킨다.
엔데믹 이후 MZ라 일컫는 세대를 지나는 중이다. 집단 6, 7 … n(n은 자연수)도 따라 생겨남과 동시에 또 다른 갈등도 마주할 것이다. 어떤 변수가 닥칠 지 아무도 알 수 없다. 다만 <커리어 그리고 가정>을 통해 희망을 품게 되었다. 다음 세대에서 세대로 바통을 이어받은 역사가 있었기에. ‘지각판이 움직이면 그 위에 있는 사람들이 처하게 되는 선택지들이 재배열된다.’(106쪽) 는 구절처럼 희망은 이어지기 때문에.

최상현 서점원·9N비평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