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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L (1)

천지수 화가의 그림책키라웃 제16편 – 완벽한 하루

XL (1)

 

제18편 삶의 지혜와 행복을 일러주는
완벽한 그림책 ‘완벽한 하루’

『완벽한 하루』 (박밀 그림책, 북극곰, 2024)

‘완벽한 하루가 좋을까?

행복한 하루가 좋을까?’

 

박밀의 그림책 『완벽한 하루』를 읽고 생각했다. 그림책에 나오는 주인공 ‘그렁이’는 눈물을 그렁그렁 흘린 눈물에 뛰어놀만큼 물을 좋아하고, 엉뚱하고 유쾌한 성격의 캐릭터로 소개된다.
그렁이는 완벽한 하루를 위해 매일 아침에 <오늘 할 일>이라는 제목으로 계획을 세워서 수첩에 메모한다.

 

오늘 그렁이가 할 일은 날씨확인, 버스 타고 세 정거장 이동, 생일케이크 사기, 돌아올 때 떡볶이, 마지막으로 ‘완벽한 하루’다. ‘완벽한 하루’도 다른 할 일들의 목록처럼 계획에 들어간다. 그러나 우리의 삶이 그렇듯이, 그렁이의 계획은 완벽하게 되지 않는다. 그렁이는 하루를 마무리하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도 <오늘 할 일>의 결과를 체크하여 메모한다.

 

‘날씨 확인’은 ‘우산 잃어버림’으로, ‘버스 타고 세 정거장 이동은’ ‘걸어서 세 정거장 이동’ ‘생일 케이크 사기’는 ‘모자 사기’로, ‘돌아올 때 떡볶이‘는 ’김치부침개‘로 계획의 결과가 모두 바뀌었다. 그리고 마지막 ’완벽한 하루‘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행복한 하루‘가 되었다. 그렁이의 계획대로 완벽한 하루가 되지 않았는데, ’행복한 하루‘가 된 것이다. 계획대로 행동하는 그렁이가 틀어진 일정에서도 행복한 하루라고 생각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렁이는 ’긍정주의자‘라는 것이다. 계획대로 되지 않는 순간에, 그렁이는 일어난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버스 시간 맞추어서 나갔는데, 코앞에서 버스를 놓쳐서 15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는 ’걸으면 운동도 되고 좋지‘하고 걷기 시작한다. 비가 올 줄 알고 들고나간 우산은 귀찮은 짐이 아니라, 햇빛을 가리는 양산으로 사용하며 만족해한다. 케이크를 사서 친구 집에 가야 하는데, 케이크가 품절이다. 그러나 그렁이는 케이크 대신 빨간 모자를 사고, 친구가 기뻐할 모습을 상상하며 좋아한다. 친구 집에 도착해서 보니, 모든 친구들이 케이크를 사 와서 그렁이의 빨간모자 선물이 더 특별해진다. 그다음 일정들도 모두 완벽하게(?) 계획대로 되지않으나, 그렁이는 특유의 긍정 마인드로 어긋나는 계획의 결과들을 행복을 위한 계획으로 탈바꿈시킨다. 하긴, 우리 삶의 궁극적 목적은 ’완벽한 삶‘이 아니라, ’행복한 삶‘이 돼야 하니, 행복한 하루가 되는데, 꼭 완벽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렁이처럼 자신에게 주어진 조건에서 긍정적인 부분을 찾는 습관은 삶을 만족스럽게 만들 수 있는 정말 지혜로운 방법이다.

 

작가가 그린 그림들의 거추장스럽지 않은 단순한 표현과 원색적인 색감들을 보고 있노라면, 내 주변의 고민들도 단순하고 경쾌해질 것만 같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진다. 그림책 『완벽한 하루』는 멀리 있는 것들에게 ’행복‘이라는 이름을 보내지 말고, 이미 내 앞에 있는 것들에게 ’행복‘이라고 불러주라고 한다. 우리에게 삶의 지혜와 행복을 얻는 방법에 대해 쉽고도 유쾌하게 알려주는 ’완벽한 그림책‘이다.

 

천지수 프로필 책키라웃

 

천지수(화가·그림책서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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